빌리 진 킹 : 세기의 대결(Battle of the Sexes)을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올바른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것을 보았고 꽤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소재-테니스, 남녀대결-와 함께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코미디성을 드러내는 포스터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에 대한 것이라 보다 특별했습니다.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는
- 스티브 카렐 :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스티브 카렐의 연기도 돋보였습니다. 과장되고 코믹한 역할이 딱 맞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누가 Bobby Riggs 역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 연출/촬영/미장셴 : 전반적으로 뛰어났고 몇몇 장면은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의상과 메이크업, 헤어스타일로 70년대의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제가 그 시대를 살아보진 못했지만 아주 그럴싸해 보였습니다. 특히 헤어컷 장면은.. 지금까지 본 영화의 모든 헤어컷 장면을 통틀어 가장 로맨틱 심지어 에로틱 하기까지 했습니다. 클로즈업과 짧은 컷, 그리고 음악 모두 좋았습니다.
- 이야기 구성 :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영화를 끝내고 자막으로 마무리할 줄 알았는데 나오더군요. 에이 뭘 또 여기까지 하다가도 끝까지 보니 경기 장면을 넣은게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를 보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영화를 보는(평가하는) 다양한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좋다고 평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객관적 기준의 평가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에 대한 평가만이 가능하겠죠. 대중성이 있는 영화란 대중의 편견에 잘 맞는 영화일 뿐이죠. 제가 이 영화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평가를 해도 그것은 저의 평가일 뿐입니다. 모든 관객은-사람은 자신 만의 입장으로 편견에 가득차서 모든 것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런 면에서 보았을 때 저의 편견-bias-은 어떻게 되어 있나 생각을 연장해 봅니다.
영화를 고를 때 저는 우선 감독을 봅니다. 어느정도 흥미가 가는 영화를 발견해도 감독이 만든 다른 영화를 보고 실망한 적이 있다면 그 영화를 보지 않습니다. 제품으로 치자면 브랜드의 역할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소재, 주제, 배우…
영화를 평가하는 요소들-metrics이 있다고 할때 저마다 각자의 편견이 들어가서 이를 보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레이더 차트 같은걸로 생각해 보자면..
- 감독(품질보장, 톤 등)
-
배우(연기)
-
각본(시나리오, 이야기)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간략히 본다면 저런 요소들로 평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선호도(별점)는 이런 요소들이 비율별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감독 : 40%
-
배우 : 20%
-
각본 : 40%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관객은 “선택한” 사람들 입니다. 관객이 되기로 “결정”한 사람들이죠. 저의 경우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도 일단 감독을 한번 체크해 봅니다. 필모 중에 정말 실망스러웠던 경우가 있다면 좀 고려해 봅니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것 때문에 결정하는 영화는 정말 적은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확실한 배우가 그에 걸맞는 적당한 이야기에 나올 때 정도 말고는 없는 것 같네요. 일단 배우 이름을 잘 모르기도 하는 것도 있고;
제가 하는 저런 비율로 되어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자신의 메트릭에 맞게 일부 보정이 필요합니다. 배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객이라면 저의 평가는 별 쓸모가 없는 것 일겁니다. 반면 저와 비슷한 평가 기준과 선호가 있다면 참고가 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