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켑틱이라는 잡지를 읽고 있습니다. 작년에 창간되었는데 일종의 과학 + 비과학적 사고에 대한 비판을 다룬 잡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총 5권이 나왔는데 시간여행, 다중우주, 인공지능, 진화심리학 등의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얼마 전 있었던 중력파 검증에 맞추어 그를 주요 기사로 실었습니다. 이번 호에서 흥미와 재미가 있었던 기사들을 정리해 봅니다.
- 익명의 악플러에게 던지는 경고 : 트롤(우리나라에서는 어그로라고 하죠)짓에 대한 심리학적 비판입니다. 프로이트와 카타르시스 가설을 바탕으로 사람들인 인터넷에서 함부로 악플을 다는 행위의 원인을 분석해 보고 그것이 건강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휴대폰은 암을 유발할 수 있을까? : 휴대전화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과도한 공포에 대해 비판합니다. 에너지와 그것이 인체의 생화학적 활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 중력파 검출 : 커버스토리인 중력파 이야기 중 하나 입니다. 중력파 검출 과정, 중력파란 무엇인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력파 검출 발표 동영상 입니다. 몇 가지 요약하면.
- 물체가 급속한 가속을 겪으면서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요동은 빛의 속도로 전달되고 이를 중력파라고 하는 것이다.
- 중력파는 시공간의 미세한 변화를 의미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간과 공간의 간격이 진동하면서 변한다는 뜻이다.
- 서로 수직인 두 방향으로 동시에 보냈던 빛을 다시 반사시켜 모은 다음 이들의 간섭 형태의 변화로부터 두 방향의 상대 길이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다.
- 가장 흔하게 검출할 수 있는 중력파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로 이루어진 쌍성이 마지막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짧은 시간 동안 강력한 중력파를 발생시키고…
- 궤도 반지름이 작은 쌍성계에서는 매 주기당 상당한 양의 중력파가 빠져나가고 그 결과로 두 별 사이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져 결국은 충돌하게 된다.
- 중력파 검출기 자체는 중력파가 어느 곳에서 오든 상관없이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방향에 대한 정보는 주지 않는다.
- 천체 사이의 거리가 약 350km이었고 두 천체는 빛의 속도의 60%에 이르는 속도로 궤도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 양성자 크기의 0.004배 정도 변화를 읽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태양질량의 3배 정도되는 질량이 중력파 형태로 빠져 나갔다는 사실도 추정할 수 있었다.
- 우리에게 놀랄 만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맹목적인 신념이 아니고 정확한 사실에 바탕을 둔 예측과 그 예측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 또 한번 시험대를 통과한 아인슈타인 :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일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고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들을 소개합니다.
- 중력파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연구원들과의 대담 내용입니다. 실제 과학자들의 이야기라 현장에서의 생생함이 조금이나마 전달되었습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 참고로, 별이 폭발할 때 둥근 구체 모양으로 폭발하면 중력파는 발생하지 않아요. 그런데 비대칭적으로 찌그러져서 폭발하면 중력파가 나옵니다.(p 87)
- 라고 하는데 왜 그런거지?
- 예전에는 블랙홀과 중성자별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검출기를 설계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중력파 검출기 데이터로 블랙홀과 중성자별에 대한 모델을 더욱 개선할 수 있으니까요.(p 98)
- 연역법에서 귀납법으로 대치되는 과정인걸까? 요즘 발전하고 있는 데이터 과학도 이런 것의 일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가설(이론)이 검증되고 관찰된 내용으로 가설을 강화한다-는 것은 과학의 가장 중요한 피드백 과정인 것 같다.
중력파 이외에도 재미있는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눈, 복잡계 : 복잡계 과학의 소개글 입니다. 다른 책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어 가볍게 읽었습니다.
- 9.11 테러, 누가 음모로늘 믿는가 : 화씨 9/11, 루즈 체인지 등 다큐멘터리와 일부 단체들에서 제기하고 있는 9.11 음모론에 대한 반론입니다. 루즈 체인지는 2006년엔가 봤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죠. 이 글에서는 음모론자들의 주장들 중에서 틀린 부분들을 지적합니다.
스켑틱이라는 단어는 ‘회의론’정도로 번역될 것 같은데요. 잡지 이름이 ‘계간 회의론’ 이라면 아무래도 부정적인 것 같아서 영어 단어를 그대로 쓴 것 같네요. 아무튼 회의론적 사고가 저에게 맞는 것 같고 이 잡지가 계속나와서 즐겨보며 지식을 늘려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