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매매,순대국

삼성동(딴데 말고 서울시 강남구)의 작은 아파트를 구매했습니다. 8월 21일에 가계약금을 넣고, 한 주 동안 푸켓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뒤 8월 31일에 소유자를 만나서 계약을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9/11)에 잔금을 치르고 오늘(9/15) 등기부열람을 해보니 저와 아내의 이름이 나오네요(공동소유로 했거든요). 무주택자에서 주택보유자로 입장이 바뀌었네요.

강남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한다면 저희가 산 것은 아주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입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ㅎㅎㅎ 좀 후진 집이긴 해요. 아내가 일과 관련하여 습득한 다양한 자원을 총동원하여 우리 집을 훨씬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부동산 관련된 우리 부부의 작은 의식이 있습니다. 거래 후엔 순대국을 먹으러 간다는 다소 엉뚱한 것이 그 의식입니다. 이런 어줍잖은 전통이 생기게 된 이유는 신혼집을 구했던 2011년 7월 어느날의 수서동에서 시작됩니다. 비가 많이도 왔던 그날, 여름인데도 꽤 추웠습니다. 전세 잔금을 인도하고서 집을 점검하고 나니 점심쯤이 되었습니다. 으슬으슬 추운 기운과 처음 와보는 동네의 낯선 풍경에 마음까지 추워졌던 것 같습니다. 밥 먹을 곳을 돌아보던 중 건물 2층에 있는 어느 동네에나 있을법한 순진하고 대담한 순대국 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곳에서 평범한 순대국을 와이프(당시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먹으며 우리 부부만의 전통으로 만들자고 약속하게 됩니다. 그 뒤로 전세금 인상 이라던가(다행히 수서동은 그렇게 전세대란이 불진 않았습니다) 매매 계약이라던가 있게 되면 근처의 순대국 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순대국. 가장 흔한 음식점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 사는 곳에도 가까운 곳에 2개나 있으니까요. 친한 사람 혹은 가족과 이런 소소한 전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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