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빅 히스토리라는 학문? 인문학 소재? 가 나름 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길래 하나 사두었다가 최근 관심이 생긴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자료 차원에서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빅 히스토리로 유명한 그 책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다른 분이 쓴 것이었습니다. 유명한 책은 데이비드 크리스천이 쓴 것으로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비슷한 내용 아닐까 싶습니다.
내용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우주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다룹니다. 역사 이전의 선사, 그 이전의 인류사 지구사, 태양계사, 은하사? 우주사를 간략하게나마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은 그 모든 것들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인간입니다.
우주 탄생부터 문명이 시작 되기까지를 1부에서, 그 이후 현재까지의 약 1만년을 2부에서 다룹니다. 시간상의 분량은 1부가 비교도 안 되게 많아야 하겠지만 인간이 주인공인 이야기니까 2부가 훨씬 많습니다. 농업과 정착생활의 시작 부분에서는 호모 사피엔스에서와 같이 그것이 미친 영향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서 노동량이 늘어났고, 계급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남녀차별도 발생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조금 슬픈 느낌도 들지만 그렇게 시작된 정착생활이 집단을 사회로 성장시키는 모습은 흥미롭습니다. 문명권 마다 조금씩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 중에서는 켈트족이 남녀평등이었다는 것과 카스트 제도 때문에 인도의 통합이 방해되었다는 것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하나의 안식처로 작용했다는 종교의 발생과 발달도 그런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아프로유라시아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아프리카-유럽-아시아는 크게 보면 하나의 대륙이고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대륙을 하나로 연결해주던 교역로는 현재까지 남아서 유라시아 철도 같은 계획으로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 대해 다룬 부분은 꽤 씁쓸하게 읽혔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은 발견된 것이 아니고 대항해시대의 야만으로 침략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곳에 원래 있던 문명들은 어쩌면 지금도 그렇지만 가장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야, 아즈텍, 잉카로 대표되는 그곳에서 발달했던 문명의 모습은 친숙하지 않은 것을 넘어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인신공양 이라던가.. 그래도 유럽에 의해 너무나 잔인한 방식으로 사라져 버리고 그 후에는 착취되는 모습은 안타깝고 슬픈 감정을 들게 만듭니다.
대항해시대로부터 자본주의가 발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대항해시대의 잔인함은 어쩌면 자본주의의 속성이 아닐까 하고. 겉모습만 바꾼체 지금도 그대로인 것은 아닐까 하고.
역사 파트의 마지막으로는 산업화를 다룹니다. 산업화는 아직 진행 중인 것이라 어디로 갈지 몰라서 그 중요성이 덜 느껴지기도 합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현재 되돌아보면 그것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상대적으로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상
이런 거시적인 관점으로 역사를 다루는 것이 미시적인 역사 보다는 이야기가 덜 복잡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학생 시절에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과목이 역사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별로 관련없어 보이는 사실들의 나열같은 느낌이라서 흥미를 갖고 공부하기 어려웠었습니다. 반면 이런 빅 히스토리는 훨씬 쉽고 가볍게 유기적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핑백: 빅 히스토리 : 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 – Sam and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