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창 듣고 있는 팟캐스트 일당백에서 소개된 책. 방송에서 소개하는 내용에 꽤나 흥미가 갔다. 마침 동네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다 읽었다. 재미도 있고 내용도 알찬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음식이라는 주제가 갖는 매력도 있고 저자(요네하라 마리)의 글도 매력이 넘쳤다. 절판된 책이 많기에 전자책으로 몇 권 구매해서 읽기를 이어가고 있다.
감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요네하라 마리라고 하는 한 사람의 숲을 산책한 기분”이다. “음식”이 겉으로 드러난 주제이긴 하지만 그 본질은 사람과 문화에 대한 것이었다. 그 내용 만큼이나 저자 본인에게도 관심이 많이 간다. 독특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그것이 어린 시절에 독특한 경험(당시 공산주의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소비에트학교에 다님)으로 이어졌으며 이후 러시아어 통역을 직업으로 삼게 된다. 이런 유별난 삶의 경험이 저자에게 특별함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닐까? 책으로 접한 요네하라 마리의 사고, 태도, 감각 등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의 지성, 왕성한 지적 호기심(식욕 또한 왕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톡 쏘는 유머 감각이었다.
글 또한 매력적이었다. 한 마디로 맛있게 쓴다. 몇몇 눈에 띄는 글 중에 가장 돋보이는 건 마지막 장인 “삼촌의 유언”이었다. 바나나가 굉장히 고급이던 어린 시절의 구체적인 경험으로 시작해 바나나의 지위 변화(?) 그리고 바나나를 잘 사오시던 삼촌, 조금 독특했던 부친의 가족사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그 삼촌의 유언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굉장히 선명하면서도 여운이 있는 글이었다. 어떤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경험, 관련된 지식, 통찰 또는 교훈이 널을 뛰는 듯 하면서도 매끈하게 연결된다. 에세이로서 아주 잘 쓴 글 같다.
좀 더 오래 사셨으면 재미있는 글과 활동을 많이 남기셨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든다. 남긴 책들, 그리고 책 안에서 소개되는 다른 책들을 계속 읽어보려고 한다.